잡담/썰, 후기

정신병원 폐쇄병동 입원 61~ 75일차 마지막 편

주인놈 2023. 8. 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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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편이다...

가면 갈수록 일기가 성의 없어지는 건

기분이 아닌 사실..

그리고 드디어 탈출했드아..!

 

 

 

 

 

61일 차 생존기


맨날 쪼그려 앉아계시는 분이 있다. 레포데 조커도 아니고, 무릎 안 아프시나... 참 레베카 생존함. 그리고 나에게 남성용 팬티를 줬다. 왜지... 간호사분께 말씀드렸더니 주의 주겠다고 함.

 

 

 

 

 

62일 차 생존기


믹스커피 맛있네... 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힘드니까 즐기자. 근데 그게 마음대로 되냐고... 다른 방에 있는 분이 오시더니 종이컵을 냉큼 훔쳐가시네. 입원한 지 2달... 아이고 감흥 없다.

 

 

 

63일 차 생존기


맨날 경례하시던 분이 어제 이 방으로 이사 왔는데 친하게 지내자고 요구르트를 주셨다. 누가 봐도 안 먹는 거 짬 때릴라고 한 거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사람 못 믿으니까 달게 받도록 하자 ㅋㅋㅋ.

 

 

 

 

64일 차 생존기


오늘 심리검사하는 날. 힘드네...

 

 

 

 

65일 차 생존기


일주일 동안 굶어볼까? 내 의지와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아예 안 먹겠다기보다는 최소한의 양만 먹도록 할까... 그럼 안 먹는 게 아니잖아... (결국 안 한다고 했다.)

 

 

 

66일 차 생존기


아침부터 짜증이 나냐. 공용면도기 쓸려고 기다렸는데 새치기해서 누가 쓰질 않나. 잠자는데 불 켜지 않나 나에게 무슨 깨달음을 주려고 이러는 거지? 내가 싸가지없는 거라고? 그렇지..? 어제 누나랑 얘기를 했다. 내가 연필 못쓴다고 하니까 하나 몰래 가져오겠다는데 그냥 연필도 아니고 무한연필을 가져온다고 함. 가격도 몇 백 원 밖에 안 해서 놀라웠다. 그나저나 포테토칩 미쳤다. 3봉째 까먹고 있음. 그러니까 살이 찌지 ㅋㅋㅋ. 근데 이 병원에서 내가 체중이 제일 낮을 걸?

 

 

 

 

67일 차 생존기


방 옮기고 싶다고 말했더니 특별한 이유 없으면 안 된다고 하심. 그냥 귀찮아서 안된다고 하신 거 같은데. 아니 옆에 아저씨가 자꾸 말 건다고 얘기하니 잘 타이르겠다고 말씀하셨다. 꼰지를 사람이 나밖에 없을 텐데 그거 들으면 뭐라고 생각하실까?... 앞으로 저 간호사께 일을 맡기면 안 되겠다. 맞다. 어제 그 애처로워  보이던 소녀에게 그림을 선물했는데 그녀가 내 앞으로 왔다. 그러곤 조용히 책을 집어가더라. 할 말이 있어 보였지만 쑥스러워 말을 못 하는 듯했다. 그림을 준 이유는 다른 마음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그저 피식 웃기를 바랐다.(그녀의 특징을 담은 그림이었음) 이런 순수한 마음은 처음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뭔가 잃어버린 감정을 찾았던 느낌이랄까. 요즘 세상엔 괜한 오지랖이겠지...

 

 

 

 

 

68일 차 생존기


면회 올 때 피자 사 온다고 함. 와 맛있겠다... 사실 그것보다 더 기대되는 것은 무한연필이다. 사회에 있을 땐 연필 쓸 일이 없는데 다 뺐는 이곳 생활에 연필은 혼자 놀기 좋은 도구이다. 이제 면회 오지 말라고 해야지... 가족이 힘드니까

 

 

 

 

69일 차 생존기


와 내일이면 70일 차... 감흥 없다. 이제는 내일 날짜까지 미리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다음 주에 퇴원하라는데? 갑작스럽다. 솔직히 한 달 더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좋아. 

 

 

 

 

 

70일 차 생존기


어제 나랑 동갑인 여자를 만났는데 나에게 먼저 접근하더니 다짜고짜 병원생활하면서 불편한 거 없었냐고 물음. 얘기를 들어보니까 사업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정렬, 열렬, 이상, 진취적인 사람은 처음 봤다. 주위에 얘기 듣는 사람은 뜬구름 잡는 얘기다라면서 귓등으로 듣던데 나는 진심으로 그녀가 성공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71일 차 생존기


와 오늘 면회. 맛있는 페퍼로니 피자를 사 오셨다. 근데 같이는 못 먹는다는 거임. 코로나는 풀렸지만 폐쇄병동이라 어쩌구... 전에는 같이 먹었었는데 이번엔 같이 못 먹는다니. 근무 직원에 따라서 원칙이 달라지면 우리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뭐 규칙은 따라야지... 책도 재밌는 거 많이 왔으니 읽어야겠다. 그렇게 누나가 가고 조용히 구석에서 피자를 먹었다고 한다.

 

 

 

 

 

72일 차 생존기


와 메이플 6차 전직 광고 나오네. 하고 싶다 ㅋ

 

 

 

 

 

73일 차 생존기


미치도록 나가고 싶다. 만약 휴가 나간다면 뭐 할지 행복회로 돌리는 중. 공부도 그림도 손에 안 잡힌다. 이게 무슨 수학여행도 아니고 ㅋㅋ. 설레네. 누구는 물건 던지고 욕하고 그러는데 이제는 내 알바가 아니다... 시간아 내가 간다!

 

 

 

 

 

74일 차 생존기


일기 안 씀 ㅅㄱ

 

 

 

 

75일 차 탈출...

 

 

 

돌아와서 복무 중이라고 한다...

전역은 언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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