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썰, 후기

정신병원 폐쇄병동 입원 46~ 60일차

주인놈 2023. 8. 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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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가 점점 짧아져간다. ㅋㅋ

필자가 미치는 걸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46일 차 생존기


일주일만 더 버티자... 시간이 너무 안 간다. 맨날 인사 대신 경례하는 아저씨가 있는데 정작 군인한텐 안 한다 ㅋㅋ. 오후에는 계속 보드게임하느라 시간이 잘 갔는데... 와... 내일도 이래야 되나? 그리고 허언증 환자는 치료 방법이 없을까? 계속 말 거네...

 

 

 

 

 

 

47일 차 생존기


의사와 상담을 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건 부모에게 복수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해서 얻는 이득은? 그저 만족감이라고 의사는 말했다. 내가 왜 그런지 모르면서 나 자신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그게 어느 순간 도달하면 그 행동이 나에게 득이냐 실이냐를 판단하는 사람이 생긴다. 그 행동이 손해인 경우를 깨닫게 되면 상대방을 귀찮게, 부모를 귀찮게도 안 할 것이다. 반면 손해인 경우를 깨닫지 모르면 무언가에 휘둘리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맞는 얘기 같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행동을 살펴보면 실인 경우가 많았다. 많은 것을 느끼는 하루였다. 그리고 X구멍에 부부젤라를 꼈나,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냐... 맞다 심리검사를 받기로 했다. 비용은 65만 원 정도.. 살면서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잘됐다. 결과가 잘 나왔으면..? 잘 나온다는 기준이 뭐지... 아무튼 별 문제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일 가족 면회 또 온다. 히히

 

 

 

 

 

 

48일 차 생존기


가족이 면회 왔다.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 듯. (자주 오는 것도 힘들고 미안해서 말이지.) 시간이 매우 안 간다...

 

 

 

 

 

 

 

49일 차 생존기


재미있는 수감생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50일 차 생존기


오... 옆 아저씨 내일 퇴원하는구나. 그러면 여기 또 새로운 사람이 이 방에 들어온다는 얘기인데... 뭐 그분은 조용하고 밖에만 있으니까 상관없으려나... 앞으로 며칠 남았을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행복회로를 돌려본다. 맞다 심리검사하기 전 무슨 검사지를 주는데 그게 1000문항 정도 된다. 할 것도 없어서 하루 만에 다함 ㅋㅋ... 슬프다

 

 

 

 

 

 

51일 차 생존기


내일이면 드디어 다음 달이다. 옆에 있던 아저씨는 퇴원하셨다. 나도 나가고 싶다. 현타 온다...

 

 

 

 

 

 

52일 차 생존기


가만히 누워있는 중... 볼펜 잉크도 다 됐다. 연장 안 됐으면 좋겠다. ㅋ

 

 

 

 

 

 

 

53일 차 생존기


새치기하는 사람, 문 쾅 닫는 사람, 조용한 날이 없누. 볼펜도 달라했다가 뺏김. 아니 그걸로 뭔 ㅈㅎ를 하겠다고... 내가 이해해야지 에휴... 이젠 노인이랑 어린애랑 싸우네...

 

 

 

 

 

 

54일 차 생존기


여기 와서 책을 20권 정도 읽어서 그런지 이제 눈에 안 들어온다. 퇴원하고 싶다.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긴 싫은데 말이야... 아무것도 하기 싫지...

 

 

 

 

 

 

55일 차 생존기


같은 방에 답답한 아저씨가 계신다. "...............아우얘 서러캐가지구" 발음도 어눌하고 행동도 느리고 물도 호로록 마신다. 거슬리는 게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같은 처지에 이해해야겠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24시간 내내 붙어있다 생각하니까 답답하다. 신경 끄고 책이나 읽어야겠다.

 

 

 

 

 

 

56일 차 생존기


고생이 많으시네... 조현병환자랑 어떤 분이랑 같이 씻는데 똥을 지려 가지고 치우고 계신다. 그것도 모자라 벽에 칠했다고... 수고하십니다... 아니 간호생분 탁구 짬 때리고 퇴근 뭐야..? 덕분에 20분 동안 쳤다고 한다.

 

 

 

 

 

 

57일 차 생존기


치킨 신청받는 날. 못 먹겠다고 했던 거 같은데 정신 차리고 보니 주문하고 있다. 내일을 위해서 굶을까. 참 오늘 병약한 소녀를 봤다. 실례지만 자꾸 눈이 갔다. 이게 그 측은지심인가 그건가..?

 

 

 

 

 

 

 

58일 차 생존기


내가 잠귀가 어두워서 남들 코골이를 신경 안 쓰는 편인데, 하필 그 아저씨가 그래서 그런가... 되게 신경 쓰이네. 코골이가 심해서 내 옆에 있던 사람도 간호사분께 말하더라. 그 아저씨는 옆방으로 좌천될 듯하다. 생각해 보면 거슬리는 게 한 둘이 아니여. 쪼그려 앉아가지고 주춤거릴 때 발 쾅쾅 소리 내고, 걸을 때마다 슬리퍼 푹푹 꺼지는 소리가 나고 약 먹을 때 문 앞을 가로막고, 두유도 쮸왑쮸왑드시고, 발음도 어눌하고, 행동도 느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나쁜 거겠지? ㅋㅋㅋ 근데 어떡해 신경 쓰이는 걸. 그만하도록 하자.

 

 

 

 

 

59일 차 생존기


와... 내일이면 60일 차. 와.... 와...! 갑자기 1억 년 버튼이 생각난다. 절대 하지 말아야지...

 

 

 

 

 

 

 

60일 차 생존기


내일이면 누나 생일이니 돈이나 보내야겠다. 부대 사람들은 뭐 하고 있을까? 17시경 자칭 레베카라는 사람이 오늘 죽는다고 나에게 말했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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