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 여전히 성의 없는 썸네일 그치만 귀찮은걸...
1일차 생존기
의사랑 면담 후 2달 동안 입원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렇게 같이 온 포대장과 선임 분들과 ㅃ2ㅃ2하고 문이 닫혔다. 이 글은 그래... 폐쇄병동 생활이 흔치도 않고 심심하기도 해서 기록한다. 일단 내가 입원한 ㅇㅈㅂㅇㄹㅇ은 시설이 좋다. (기준은 ㅇㅇㅎㄴㅂㅇ보다) 다만 시설이 큼직한 만큼 다양한 사람들도 만났는데 지능이 낮은 사람, 쇠약해서 오신 사람, 알코올 중독자 등 많았다. 연세대 졸업자도 여기 와있었는데 바보와 천재차이는 종이 한 장이라는 걸 약간 느꼈다. 그럭저럭 만족하는데 역시 핸드폰 사용이 가장 힘들다. 하루에 30분만 사용 가능이라 그런가... 감질맛 남. 연락 다 하고 나니 30분이 다 돼 가길래 폰 내고 '다시 뭐 하지' 상대에 돌입... 와 2달을 버티라고?
2일차 생존기
와... 심심해 뒤질 듯. 06시에 일어나 22시에 취침. 16시간을 빈둥거리다 보니 정신이 나갈 듯하다. 여기 들어오기 전 심전도 검사를 했었는데 이상 있다고 다시 측정하랜다. 부정맥?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 의심된다고. 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외과에서 그랬는데 안심은 되질 않았다. 그나저나 시간이 너무 안 가서 시설을 둘러보기로 했다. 탁구 치는 사람, TV 보는 사람, 보드게임하는 사람, 서성이는 사람... 시발 나가고 싶다...
3일차 생존기
잠도 잘 안 오고 어지럽다. 밥은 나름? 맛있는데 먹고 싶진 않다. 여기 오기 전 포대장과 버거킹을 갔었는데 그것 때문에 그런가... 무튼 아침에 일어났는데 다시 입대한 느낌이 들어 현타가 왔다. 어제 포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는데 처음 입원은 15일, 그 이후는 10일씩 연장하는 시스템. ㅋ벌써 한계지만 한번 연장을 해보고 생각해 보자. 2달은 버틸 자신이 없는데...
할 것도 없으니 책이나 읽어야겠다. 참 가족이 면회올 지 모르겠지만 올 때 필요한 것 좀 사달라 해야겠다.
4일차 생존기
매일 일어나면 편두통에 어지러움을 겪지만 뭐... 일단 이곳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 머리가 안개 낀 것 마냥 뿌연데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듯함. 그런데 오늘 군인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일단 반가웠지만 ㅈ됐다는 걸 느꼈다. 난 조용히 보내고 싶단 말이야... 하지만 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이곳에 있으면서 심심하기도 할 테고 말동무가 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뜬금없는 얘긴데 몽쉘이 너무 맛있다. 내가 입맛이 변하긴 변했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자연스럽게 나온 면회 이야기, 궁금해서 직원에게 여쭤봤는데 안된다 하데? 면회가 안된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 그러고 보니 어떤 분이 면횐가? 물품은 받아가던데 물품전달은 되는 건가? 그럴 거면 택배를 시키지 택배도 금지고... 알 수 없는 시스템이다.
5일차 생존기
차츰 적응해 갈 무렵 어제 간호사가 면회에 대해 다시 말해주셨다. 결론은 된다고 함. 단 코로나 검사를 하고 와야 했음. 폐쇄병동이다 보니 이해는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직원들이랑 여기 실습 오는 학생들도 다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무튼 따지면 끝도 없으니까 그만 생각하고 뭐 바랐던 대로 조용히 살고 있다. 그리고 의사가 회진을 도셨는데 기억나는 내용은 "군대가 좋아, 여기가 좋아?"라는 말에 대답을 못한 것. 그야 솔직하게 말하면 둘 다 싫으니까..? 그래도 난 치료받는 목적으로 온 거니까 여기 있는 동안에 마음을 편히 가져보자고 다짐했다. 오늘은 공부에 집중이 안되니 설렁설렁할까. ㅋ 자는 데 리모컨 없어가지고 셋톱박스 가서 딸깍거리는 게 왤케 짠하냐. 그리고 ㅇㅈㅁ씨 노래 그만 불러요. 중독되겠네 ㅋㅋㅋ
6일차 생존기
곧 있으면 일주일이네. 오늘따라 유난히 옆 아저씨가 중얼거린다. 뭔 갈 만드시다가 잘 안되니 갖다 버리심. 잘 만드신 거 같은데... 오늘은 아침밥 대신 간식으로 시킨 컵라면을 먹었다. 로비로 나가보니 군인아조씨 곁에 여러 간호사들이 모여있는 것을 봤다. 알고 보니 그림능력자라는 것. 그림 잘 그리는 사람 보면 참 부럽단 말이지... 그 사람은 전에 여러 험한 일을 해서(원양어선 같은 거) 경험이 많다. 대단하지 나 같은 또래에. 시간이 지나 간호생 3분이 오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다 좀 됐나? 간호사 한 분이 면회 관련 안내를 재차 해주셨다. ...점점 더 공부가 안 되는 것 같다. 하긴 단기간에 단어 몇백 개를 넣으니까... 현재시각 15시 내 옆자리에 두 명이 들어와서 풀방이 되었다. 아니 옆사람 코골이 실화야? 진짜 진심으로 죽을 거 같아서 걱정됨. 무슨 코골이 하는데 딸꾹질소리가 나고 지 코골이에 깨냐. 한 명은 자면서 흠냐, 쩝쩝하네
7일차 생존기
결국 일어나 보니까 두 명 탈주함. 나는 잠귀가 어두워서 괜찮은 편인데 ㅋㅋ. 하긴 <잠복, 급발진, 딸꾹질> 삼위일체가 지리긴했지. 그리고 어제 약간의 환청이 들렸다. 여자가 우는 소리 같았는데... 환청얘기 나온 김에 내 병실에 있는 환자 중 한 명이 드디어 미친 거 같다. 하루종일 누워계시던 분인데 혼잣말하시고 요상한 소리랑 트림을 하시더라... 08시 방을 옮겼다. 알고 보니 그 방은 코로나 격리? 같은 방이더라고. 옮긴 방은 조용하고 화장실도 근처에 있어서 나름 출세(?)했다. 어제 간호생 3분이 와서 보드게임을 하자고 권유했다. 어제 프로그램 시간이 겹쳐서 못했는데 그게 생각나 수락했다. 근데 오늘도 못함 ㅋ. 할 수 있긴 해? 요즘 계속 집중이 잘 안 되네... 볼펜은 왜 또 부러지고 난리야... 이번엔 다른 대학 간호생 두 분이 오셔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역시 시시콜콜한 내용이지만 약간의 여유를 되찾은 느낌이다. 인간은 역시 사회적 동물인가..? 16시경 무슨 소리지? 하고 로비로 나갔는데 이미 상황은 수습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봤는데 역시 환자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덴다. <- 바보 아님? 당연히 안 알려주지 ㅋㅋㅋ 목격자에게 물어봤어야 하는데. 무튼 들리는 얘기로는 바나나 우유 안 줘서 욕설하고 그랬다는 얘기가... 농담이지..? 21시경 2차전이 터졌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감정조절에 장애가 있어 보인다. 내일 그분 강퇴당할 듯.
8일차 생존기
요주인물 ㅇㅈㅁ씨, 어제 직원에게 그렇게 혼나더니 이번엔 간호생분에게 혼나고 있다. 오늘은 간호생분들과 같이 보드게임을 했다. 루미큐브랑 우노를 했었는데 잘하시더라... 초등학교때 하고 처음이었나? 나름 재밌었다. 끝나고 방으로 들어와 쉬는데 군인 아조씨가 찾아와 얘기를 나눴다. (역시 내 예상은 맞았던 것 같다. 의미는 뭐... 알아서 생각해 보십 쌉사리와요?) 남자 간호생도 슬금슬금 오시더니 얘기를 나눴다. 남자들끼리 모이면 역시 군대얘기ㅋ. 한창 얘기를 나누다 농땡이 치는 걸 들켜서 서로 흩어졌다. 얘기하느라 기가 다 빠진 듯했다. 역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건 힘든 걸까... (소수는 괜찮은데 말이지.) 너무 피로한 하루였지만 또 한편으론 재밌기도 했고 집중도 잘 되었던 것 같다. +갑자기 생각나 추가하는 내용인데, 어제 난리 피웠던 여성분이랑 보드게임을 했다. 그녀는 하기 싫어하는 티를 팍팍 냈지만 뭐 어찌어찌하더라. 게임이 진행되던 중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자 탈주해 버림 (내가 범인이긴 한데..ㅋ) 다른 건 괜찮은데 다른 사람한테 불똥만 안 튀겼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특식은 달에 한 번, 첫째 주에 주문이 가능하단다. 안내문엔 2번으로 되어있는데 시부랭. 아 결국 그 여성분은 강퇴당하셨다.
9일차 생존기
가볍게 스트레칭해주고 간호생분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중 한 분이랑 주로 얘기를 나눴는데 말이 많으시더라고;; 그래도 이것도 추억이라면 추억이겠지? 그리고 여기 있으면서 깨달은 게 있는데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사회스킬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지구력. 가면을 쓰다가 편한 곳에서 벗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니 (오래 쓰고 있으면) 어지럽고 힘들다. 그래서 혼자 있는 걸 선호하나...(꼭 그렇지만도 아닌 거 같은데...) 담당의사분께 얘기해드렸더니 뭔가 소득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돌아갔다. 그러고 시간이 지나자 간호생 한 분이 들어오더니 종이 한 장을 주고 갔다. 목표에 대해서 써보라는 것이었는데 평소에 생각하지 않던 것들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 와중에 포대장은 자꾸 전화 오네...
10일차 생존기
요즘 일어나면 졸리다. 전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적응됐다는 얘긴가... 갑자기 현타 온다. 공부도 집중이 안돼서 환기 겸 그림을 그렸다. 오늘은 책, 그림 공부만 하다 별다른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간식비나 입금해야... 아 깜빡했다. 아니 ㅇㅈㅁ씨 달려라 하니 틀면서 팔 흔드는 거 제발...ㅋㅋ
11일차 생존기
일어나니 정신이 몽롱하고 어지럽다. 어제 잠은 일찍 잔 거 같은데. 요즘 그림에 맛들려서 그림만 그리는 중. 이번엔 간호사 분이 오셔서 30분 동안 얘기를 얘기를... 옆에 두 노인이 티키타카를 한다. "술 안 먹어서 손이 떨려", "죽을 때 되면 원래 떨어"...ㅋㅋㅋㅋㅋㅋ
12일차 생존기
자다 몇 번 깬 게 며칠짼지 모르겠는데 오늘 집중은 잘 되는 것 같다. 매주 월요일마다 새로운 간호생분들이 오시나 보다. 음악 프로그램 지루하다. 포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자세한 건 얘기하지 않겠지만 내 앞에서 모든 걸 걸었다고 말하더라. 내가 어떤 심정으로 여기 있는지도 모르면서.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나는 안정실로 갔다. 말이 안정실이지 사실상 폭주실이나 다름없쥬? 볼펜도 압수당해서 지금 쓰는 중. 두통은 어찌나 심하던지...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냐... 비참하다.
13일차 생존기
병실은 전에 있던 곳으로 다시 옮겼다. 에효... 뭐 될 대로 되라지 그래. 정상인 코스프레도 한곈거 같다 ㅋ.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참아야 되겠지.... 어유...
14일차 생존기
공부하기 싫다. 여력은 있는 것 같은데 전에 있었던 사건의 여파 때문인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가족이 면회를 왔다. 고맙게도 바리바리 싸들고 오더라. 신기하지? 누굴 만나고 무언갈 먹으면서 기분이 풀린다는 게. 단순하지만 어려운 방법.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오늘은 그저 가만히 있어볼까? 요즘 환청도 들리도 가끔 이상한 꿈을 꾸기도 한다. 뜬금없이 수표가 나오더니 찢어져서 흩어지질 않나, 곡괭이 2개가 나와 회전하질 않나... 신기한 경험이었다. 눈물이 나오기도 해서 주사 두방 맞고 뻗음...
15일차 생존기
머리가 안개 낀 것 마냥 뿌옇다. 오늘은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까. 잠자고 일어나니 14시. 간호생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사자성어랑, 애니, 드라마 같은 거? 시간이 요즘은 잘 안 가네.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내가 너무 쓸모없고 무력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사람들이 날 조롱거리로 삼을 거 같고 두렵다. 시간 개념이 사라져 간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나도 미쳐가는 거니..? 그리고 가족이 면회 왔다 <- 어제 썼던 걸 또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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